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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지식

2025년 금융 혁명, 임베디드 금융이 바꾸는 우리의 일상

by 흰보리 2025. 11. 15.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모습

임베디드 금융이란 무엇인가

쿠팡에서 물건을 사면서 바로 결제하고, 우버를 타면서 카드 등록 없이 결제가 완료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이것이 바로 임베디드 금융이다. 임베디드 금융은 비금융 회사가 금융 서비스를 단순히 중개하는 수준을 넘어, 자사 플랫폼에 금융 기능을 완전히 내재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물건을 사기 위해 은행 앱을 열고, 계좌를 확인하고, 카드를 등록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쇼핑앱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된다.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편의성 개선을 넘어 금융 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디지털 금융 거래 화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 규모

미국 자산관리 회사 라이트이어캐피털에 따르면 글로벌 임베디드 금융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60% 이상의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무려 2298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6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급성장의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속화된 비대면 거래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심지어 별도의 금융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길 원한다. 특히 소비자 결제 부문에서는 임베디드 금융 침투율이 15%에서 29%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핵심 포인트: 클라우드 컴퓨팅과 개방형 API 기술의 발전이 임베디드 금융의 확산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제 비금융 기업들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금융 서비스를 자사 플랫폼에 통합할 수 있게 되었다.

자동차 내부 디지털 디스플레이

테슬라가 보험사가 되기까지

가장 흥미로운 사례는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다. 테슬라는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체 보험 사업을 시작했다. 일반적인 자동차 보험과 다른 점은 실시간 운전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1600킬로미터마다 전방충돌 경고 횟수, 급제동 횟수, 급선회 횟수, 오토파일럿 강제 해제 빈도, 불안전한 운전 습관 등 5가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 점수를 부여한다. 이 점수에 따라 보험료가 책정되는데, 기존 보험사 대비 20~30% 저렴한 가격을 제공한다. 2023년 말 기준 미국 내 테슬라 차량 보험 시장의 17%를 차지할 정도로 성공적이다.

비금융 회사인 테슬라가 자사 플랫폼의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대표적 사례다. 운전자는 테슬라 앱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으며, 별도로 보험사 앱을 설치하거나 복잡한 서류를 작성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의 임베디드 금융 현황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가 대표적인 임베디드 금융 사례다.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 쿠팡의 자체 결제 시스템 등도 모두 임베디드 금융의 범주에 속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삼성금융네트웍스의 모니모 앱이다.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4개사가 통합 금융 앱을 출시했지만, 은행이 없어 입출금 통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국민은행과 제휴하여 앱 내에서 계좌 개설, 조회, 이체 등 뱅킹 서비스를 구현했다.

리프트는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로, 운전자들이 리프트 앱 내에서 바로 계좌와 직불카드를 만들어 수익금을 받고 사용할 수 있다. 캐나다의 쇼피파이는 핀테크 업체 어펌과 제휴하여 1000달러 이하 상품 구매 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즈니스 협력과 디지털 전환

누구에게나 이익이 되는 생태계

임베디드 금융은 비금융 회사, 금융 회사, 핀테크 기업,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제공한다. 비금융 회사는 대규모 고객 접점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금융 회사는 새로운 채널을 통해 고객을 확보한다. 핀테크 기업은 이 둘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로 수익을 얻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의성이 크게 향상된다. 온라인 쇼핑 중 결제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고, 복잡한 금융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결제 과정의 번거로움 때문에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고도 구매를 포기하는데, 임베디드 금융은 이러한 이탈률을 크게 낮춘다.

주의할 점: 임베디드 금융의 확산과 함께 규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비금융 회사가 금융 산업에 어느 정도까지 관여할 수 있을지, 기존 금융기관과 동일한 규제를 받아야 하는지 등이 논의되고 있다.

2025년 이후 전망

삼정KPMG는 2025년 CES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금융과 타 산업 간의 융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모빌리티 산업과의 융복합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차량 내 결제 시스템, 텔레매틱스 기반 보험 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도 임베디드 금융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AI는 고객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하며, 리스크를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자율 AI 에이전트가 고도화되면서 초자율성, 초개인화, 초연결성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 기술과의 결합도 주목된다. 토큰화를 통해 부동산, 예술품 같은 실물 자산까지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편입될 전망이다.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도 가속화되면서 임베디드 금융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마치며

임베디드 금융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수없이 많은 임베디드 금융 서비스를 경험하고 있다. 쇼핑하면서, 음식을 주문하면서, 차를 타면서 자연스럽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한다.

265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이 시장은 금융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 기관들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비금융 기업들은 금융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앞으로 금융은 더 이상 특정 장소나 앱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의 모든 순간에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 • KPMG, "CES 2025로 본 금융 트렌드 분석 보고서" (2025)
  • • 라이트이어캐피털, "글로벌 임베디드 금융 시장 전망" (2025)
  • • 자본시장연구원, "임베디드 금융의 성장과 규제" (2021)
  •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회사의 임베디드 금융 활용법"
  • • 전자신문, "기대되는 임베디드 금융" (2023)
  • • KT 나스미디어, "2025 금융 업종 트렌드"